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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ISTP의 감정

우리 집에는 ISTP가 살고 있다.

감정표현도, 반응도 거의 없는 무미건조한 감자 같은 녀석이다.

 

내가 무슨 호들갑을 떨든, 무슨 말을 하든 돌아오는 대답은 끄덕끄덕 응.

 

가끔 이상한 추진력을 보이곤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 시국에 미뤄뒀던 사랑니를 뽑는다던가, 태풍 오는 날 돌아다닌다던가...

 

이번에는 드라마는 거들떠도 안보던 놈이 갑자기 밤새 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거의 18시간 동안 미동도 앉고 TV 앞에 앉아 있더라

 

더 놀랐던 것은, 드라마를 보며 이 녀석이 깔깔 웃고 있는 것,,

안타까운 장면이 나오자 어이구ㅠㅠㅠ하며 앓는 소리를 내는데 까무러칠 뻔했다.

 

저 놈 얼굴에서 저렇게 다양한 표정은 정말 처음 봤다.

일말의 동정심이라곤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감정이 있긴 있구나.. 물론 드라마 한정으로

사람보다는 기계에 관심이 많은 IST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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