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전 포스팅으로.
사랑니 뽑은 첫날
지금은 새벽 2시, 사랑니 뽑은 지 9시간 경과.
저녁 먹을 때보다 훨씬 부어서 냉찜질 중이다.
입을 못벌리겠는 와중에도 열심히 야식을 먹었다.
이제 배가 부르니 약 먹고 자야겠다.
당일 썼던 일기다. 사랑니를 뽑고 2~3시간 뒤가 마취 풀리고 정말 지옥같이 아프다고 했는데, 나는 견딜만 했다.
솔직히 너무 안 아파서 내심 실망했다. 그런데 젠장, 방심하고 두유를 벌컥벌컥 들이키다가(*빨대로 마시면 안 된다) 상처부위에 좀 들어갔나 보다. 한 방울이 왈칵 들어가는 순간 고통이 찌르르 퍼지는데... 지옥이었다. 신경을 타고 오른쪽 턱 전체에 고통이 뻐근하게 느껴지는데 이렇게 섬세하고도 끔찍한 고통이 또 있을 수가 없다. 으아아아 고통을 잊으려고 가만히 누워 넷플릭스를 봤다. 다행히도 시간이 좀 지나니 괜찮았다. 상처부위는 건들지 말자. 절대로.
야식으로는 순살치킨을 먹었는데 입을 크게 벌릴 수가 없어서 한두 개 먹고 젓가락을 놓았다ㅠㅠ
못다 채운 허기는 바나나를 먹었는데, 바나나를 베어 먹기에도 입 크기가 버거웠다.
새벽이 되니 슬슬 열이 나고 붓길래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감싸 냉찜질을 해주었다.
자려고 누웠더니 통증이 더 심해지고 침 삼키기도 불편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엄청 아프진 않지만 딱 방해되는 그 정도. ㅠㅠㅠㅠ
결국 거실로 나와 소파에서 상체를 약간 세워서 잠을 청했다.
상체를 세우기 어렵다면 높은 베개를 이용해 사랑니 반대쪽 볼을 아래로 베고 누워 자는 게 낫다.
사랑니 뽑은 곳에 침이 고이면 통증이 심해지더라.
가장 중요한 것을 생략했는데, 사랑니를 뽑고 거즈를 물려주면 2시간 동안 물고 있어야 한다.
지혈이 잘 되어야 고생을 덜 하므로 꽉 물고 있자.
사랑니 뽑고 이튿날
사랑니 소독하는 날.
소독은 금방 끝난다. 5분? 걸렸나
의사 선생님이 감각은 다 돌아왔냐고 물으신다.
YES. 저 그럼 신경마비 안 된 거죠?? 야호
돌아가는 길에 죽을 사러 갔다.
여기서 주의할 점. "본죽&도시락"은 그냥 본죽과 다르다.
씹기 힘들 때 먹기 좋은 본죽 메뉴는 주로 잣죽과 흑임자죽을 추천해준다. 둘 다 씹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 본죽&도시락에는 이 두 메뉴가 없었다!!
결국 근처 다른 가게에서 흑임자죽을 샀다.
그런데 먹어본 결과 사랑니를 뺀 사람에게 흑임자죽이 적합한지는 모르겠다.
사랑니를 뺐을 때 양치질하는 것이 정말 고역인데,
흑임자 죽은 혀 뒤 깊숙이까지 남아있어서 가글을 여러 번 해도 찝찝했다.
찹쌀 같은 걸쭉한 식감이 문제였던 것 같은데, 차라리 좀 씹더라도 야채죽처럼 묽은 죽을 먹는 것이 좋겠다.
집에 와서는 또 냉찜질을 해주며 넷플릭스를 보았다. 말하기는 여전히 불편했지만 롤케이크에 피자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사실 입을 벌리려 할 때 아파서 그렇지, 사랑니 통증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차가운 것을 먹는 게 붓기에 좋다고 해서 롤케이크를 일부러 차갑게 먹었는데, 이 롤케이크를 먹고 체한 두통이 더 컸다....나는 평소에 찬 것을 잘 못 먹는다. 안 하던 짓은 하지 말자. 이 날도 상체를 조금 세운 채 소파에서 잠을 잤다.
사랑니 뽑고 3일 차
면허 학원에 가는 날.
학원 가서 말을 못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볼이 좀 부은 것 빼고는 전~~ 혀 문제없었다!!
늦은 점심으로 서브웨이를 먹었는데 입은 충분히 벌어졌다. 그러나 한쪽으로만 씹어야 해서 너무 답답했다.
하지만 혹여나 잘못해서 사랑니 뺀 부위에 음식 조각이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그걸 빼내는 과정은 너무나 끔찍할 것이기 때문에 얌전히 한쪽으로 씹어먹었다. 겁이 많은 타입
꽤나 정상적인 일상을 보낸 하루, 오늘도 소파에서 잘 생각이었지만 침대에서도 잠이 잘 오더라!
사랑니를 뽑고 48시간 후가 최고로 부어있을 때라고 해서 이 날까지 냉찜질을 해주었다.
사랑니 뽑고 4일 차
이제 통증이 없다. 신경 써서 오른쪽에 힘주면 불편한 정도.
부기도 빠지고 있다.
이제 운동도 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이 날까지는 잠이 좀 많았던 것 같다. 빠른 회복을 위해 항생제 잘 챙겨 먹고 잠도 충분히 자자.
사랑니 뽑고 일주일 뒤(7일 차)
사랑니 실밥 뽑는 날.
의사 선생님은 이번에도 역시 인자하게 괜찮았냐고 물으신다.
넵^^ 뽑을 때도 빨리 뽑아서 큰 고통 없이 빠르게 아문 것 같다.
5,6,7일 차까지는 그래도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거울을 보니 사랑니를 뽑은 자리에 검은 피딱지가 보였다. 이것이 아물면 고통 해방이기 때문에 과도한 가글이나 양치질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하자.
이 글을 쓰는 지금(14일 차)은 완전히 아물었다. 통증은 10일 차부터 거의 없었고, 이제야 사랑니를 뽑은 후의 불편감을 완전히 잊었다. 3일 차까지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빠졌던 체중도 다시 돌아왔다.
당장 남은 왼쪽도 뽑으라고 한다면? 흠.. 노우.... 좀 더 버티다 뽑으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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