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INFJ가 쓰는 INFJ와 ISFJ의 차이

무지개잠 2020. 7. 20. 05:36

INFJ와 ISFJ. 언뜻 보기에 둘은 비슷하다.

둘 다 I__J로 조용하고 착실한 이미지에

똑같이 Fe를 부기능으로 사용해 뛰어난 공감능력을 보인다.

생각이 많고 착한, 같은 부류의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그럼에도 둘은 분명히 다른데, 

차이점은 주기능에서 두드러진다.

 

ISFJ의 주기능은 Si이다.

어떤 사실을 기억하는 능력. 

ISFJ들은 관찰력과 기억력이 참 좋다.

오타도 굉장히 잘 찾아내고

카드번호를 한 번 보고 외운다거나, 한 번 본 길을 정확히 외우고 되돌아간다.

지도 없이도 어쩜 그리 길을 척척 찾는지 낯선 길에 동행자로 참 든든하다!

 

INFJ의 주기능은 Ni이다.

Ni란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을 보는 능력.

쉽게 말하면 통찰력이다.

Ni를 주기능으로 쓰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현실과 동떨어진 능력이긴 하다.

가만히 생각에 잠겨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무언가를 정의하는' 기능.

생각하는 게 직업인 철학자에게 딱 맞는 기능이라고 생각된다.. 

즉각적으로 생각을 발산하는 Ne와는 또 다르게

생각을 좁혀나가는 기능이기 때문에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도 아주 오오오오래 걸린다.

현실세계에 집중하는 S와는 정말 다른 기능이다.

 

ISFJ와 INFJ의 비슷한 점은 눈치를 본다는 건데, 그 방식도 정말 달랐다.

 

주변에 지인이 실연당했을 때

ISFJ는 지인의 손가락에서 사라진 커플링을 보고 눈치를 챘을 것이고

INFJ는 지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슬픈 분위기를 보고 눈치챘을 것이다.

 

슬픈 분위기가 어떻게 보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곤란한데,

나도 정확히 뭘 보고 그렇게 느꼈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표정이나 그 사람의 텐션, 몸짓, 고개의 각도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말 그대로 직관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ISFJ처럼 명료하게 한 문장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반대로 연애 중인 사람도 잘 보인다.

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입에 올리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내가 입이 굉장히 무거운데 사실 대부분 관심이 없어서 듣는 동시에 까먹기 때문이다.

소중한 친구의 이야기라면 귀담아듣겠지만 남의 얘기, 가십거리 관심 없다.

 

여기서 또 차이가 보이는 게

_SF_들은 현실적인 S + 감정 F 이기 때문에

대체로 관심 1순위가 인간관계다.

한 커플이 생기고 깨지는 일은 큰 화젯거리일 수밖에.

자기가 뭘 발견했는지 주위에 얘기한다.

 

그렇다고 입이 가볍다는 이야기는 아닌 게, 

인간관계에 대한 계산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만 이야기한다.

신뢰하는 사람의 비밀은 오히려 지켜준다. 신뢰관계를 지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차이점.

둘의 부기능인 감정 F은 가치를 따져보는 기능이다.

가치를 따지는 데 있어서 _SF_와 _NF_는 다르다. 

_SF_는 현실적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실제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 속에서 가치를 찾는다.

그렇다 보니 내 주변의 사람들을 파악하고 돌보는 게 주요 관심사이다.

ISFJ가 수호자 유형이라는 말도 이래서 나온 것 같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도 현실적이라서 우선순위가 굉장히 명확한데,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 연인을 든든하게 지켜줄 유형이다.

ISFJ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서운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건 그들이 나빠서가 아닌, 그 순간 더 높은 우선순위의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ISFJ는 노약자들을 돌보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물론 접해볼 기회가 있었을 경우에)

노인을 간호하는 직업을 가지거나 장애인 복지 이슈를 눈여겨보는 식이다.

성장배경에 따라 관심사는 달라질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 아이들 등) 기본적으로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_NF_는 좀 더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환경, 동물, 그리고 모든 종류의 차별(인종차별, 성차별 등)에 관심이 있다.

약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약자의 개념에 인간이 착취하고 있는 '동물과 지구'도 들어간다는 것이 특이하다. 이대로 환경오염이 계속된다면 우리 후손은, 북극곰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 

_NF_는 모두가 평등하게, 사이좋게 지내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면을 보고 S들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모두와 잘 지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상처 받기도 굉장히 쉬운 유형이다.

 

신랑 신부가 결혼식 뷔페를 채식으로 진행하고 싶어 할 때,

부모님이 ISFJ라면 가족들의 체면과 하객들의 입장을 생각해서 '다들 먹는 고기, 그냥 먹자'라고 할 것이고

INFJ라면 채식주의에도 동의하고 하객들의 입장도 고려해서 육식 같은 채식뷔페를 선택할 것이다

 

여기서 차이점은 ISFJ는 결혼이라는 큰 가족행사에 동물들의 아픔은 뒷전이다. (가족, 인간관계 > 동물) 어차피 다들 하는 육식인데 굳이 채식으로 진행하는 게 유난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INFJ는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다. 신랑 신부의 신념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며 어차피 좋을 거 다 같이 좋으면 안 되냐, 여기서 '다 같이'에 가축들도 포함시킨다. 게다가 채식은 옳고, 의식 수준이 높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채식주의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_NF_를 열정적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살되는 가축들에 대해 _NF_가 아니면 누가 목소리를 내주겠는가. 심지어 멸종된 동물들을 챙기기까지 한다.

인간에 대한 감정 F도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인류애로 뻗어나가는데, 이것이 좌절되면 인류애가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기도 한다. INFP는 이것이 욱하는 반응으로, ENFP는 급격히 어두워지는 표정과 저 끝까지 떨어지는 텐션으로 나타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다. ENFJ는 화내는 걸 못 봤다. 대신 유쾌한 듯 뼈가 있는 말로 상대를 보내버린다. INFJ처럼 속으로 분노를 누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INFJ는 겉으로는 유하고 이성적으로 말해도 속으로 욕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면,

Si가 과거를 회상하는 능력인 반면에

Ni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능력이다.

 

ISFJ와 INFJ가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걸로 보여도

ISFJ는 과거를 보고 있고, INFJ는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다.

ISFJ는 과거에서 얻은 정보를 잘 기억하고, 적용할 줄 알며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꾸려간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좁고 보수적인 세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세심하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INFJ는 많은 사실들을 종합해 미래를 향해 간다. INFJ가 그린 세상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몇백 년 뒤에나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세상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할 것이며 무엇보다 정의로운 세상일 것이다. 물론 편향된 정보를 종합했다면 히틀러가 될 수도 있다...^^